현직 항공사 여승무원이 10년간의 주경야독(晝耕夜讀) 끝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인공은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에서 국제선 팀장으로 일하는 이향정(李鄕貞·37·사진) 씨. 현직 여승무원이 박사학위를 딴 것은 국내 처음이다.
미혼인 그는 ‘항공사의 포지셔닝 차별화에 따른 고객의 스키마 처리 과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경희대 호텔관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하공업전문대 항공운항과를 졸업한 이 씨는 1989년 입사 이후 지금까지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으로 있다. 육체적 피로와의 싸움은 이 씨가 가장 힘들어한 부분이다.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을 한 후에도 유니폼을 갈아입지 못하고 곧바로 학교에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최근 6년 동안 휴가는 수업 받는 데 모두 썼어요.”
이 씨의 석사 박사과정 때의 출석률은 90%가 넘었다고 한다. 박사과정 때에는 한 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을 정도로 성적도 우수했다.
이 씨는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강단에 서고 싶다”고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