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경험 가르치고 싶어요”…스튜어디스 첫 박사 이향정씨

  • 입력 2006년 2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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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기 시작한 처음 3, 4년 동안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겁기만 했죠. 그런데 조금 지나니까 ‘너무 안주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더군요.”

현직 항공사 여승무원이 10년간의 주경야독(晝耕夜讀) 끝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인공은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에서 국제선 팀장으로 일하는 이향정(李鄕貞·37·사진) 씨. 현직 여승무원이 박사학위를 딴 것은 국내 처음이다.

미혼인 그는 ‘항공사의 포지셔닝 차별화에 따른 고객의 스키마 처리 과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경희대 호텔관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하공업전문대 항공운항과를 졸업한 이 씨는 1989년 입사 이후 지금까지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으로 있다. 육체적 피로와의 싸움은 이 씨가 가장 힘들어한 부분이다.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을 한 후에도 유니폼을 갈아입지 못하고 곧바로 학교에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최근 6년 동안 휴가는 수업 받는 데 모두 썼어요.”

이 씨의 석사 박사과정 때의 출석률은 90%가 넘었다고 한다. 박사과정 때에는 한 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을 정도로 성적도 우수했다.

이 씨는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강단에 서고 싶다”고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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