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에베레스트 원정대 훈련중 참변 30주기 추모제

  • 입력 2006년 2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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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설악산 좌골에서 열린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 훈련대원 제30주기 추모제’에서 유족과 대한산악연맹 회원 등 70여 명이 제사상을 차려놓고 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일보
12일 설악산 좌골에서 열린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 훈련대원 제30주기 추모제’에서 유족과 대한산악연맹 회원 등 70여 명이 제사상을 차려놓고 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일보
“세 분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제 조국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산악 강국이 됐습니다.”

12일 강풍이 몰아치는 설악산의 가파른 좌골에 선 이인정(61)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바람소리에 행여 고인들이 듣지 못할까봐 추모사를 또박또박 이어 갔다.

1976년 2월 16일 우리의 발로 반드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해발 8850m) 정상에 오르겠다고 설악산에서 훈련을 하던 최수남(당시 36세) 대장과 송준송(당시 30세), 전재운(당시 26세) 대원 등 3명이 사고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을 기리는 유족과 당시 동료 대원들, 그리고 대한산악연맹 회원들이 이날 사고 현장인 설악산 좌골에 모여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 훈련대원 제30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당시 에베레스트 원정을 준비하던 대원들은 모두 40명. 설악산으로 훈련을 들어와 6명이 한 조를 이뤄 히말라야 적응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갑작스러운 눈사태로 200여 m를 곤두박질친 뒤 매몰됐다. 3명은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3명도 크게 다쳤다.

사고를 수습한 나머지 대원들은 슬픔을 가슴에 묻고 이듬해 에베레스트 원정을 떠나 1977년 9월 15일 고상돈(당시 29세·1979년 알래스카 매킨리봉 등정 후 추락사) 대원이 마침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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