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개월 수아, 생명이 꺼져가요

  • 입력 200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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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에서 옥모 씨가 간경화로 고통받는 생후 7개월 된 딸 조수아 양을 안고 있다. 조 양은 당장 간 이식을 받지 못할 경우 두 달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다.사진 제공 사랑의 장기 기증운동본부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에서 옥모 씨가 간경화로 고통받는 생후 7개월 된 딸 조수아 양을 안고 있다. 조 양은 당장 간 이식을 받지 못할 경우 두 달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다.사진 제공 사랑의 장기 기증운동본부
“생후 7개월 된 우리 수아 좀 살려 주세요.”

노란 얼굴과 불룩 나온 배, 건드리면 부러질 듯 가느다란 손목.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에 누워 있는 수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다.

올해 5월에 태어난 조수아 양은 심각한 간경화를 앓고 있다. 담당의사는 간 이식을 받지 못할 경우 두 달을 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렸다.

6월 얼굴이 갑자기 검게 변한 딸을 안고 병원을 찾은 어머니 옥모(33) 씨는 모유황달이란 진단을 받고 안심했지만 딸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수아는 7월 담관이 막혀 간에 손상이 가는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고 1차 수술을 했지만 간경화로 악화됐다.

현재 수아는 간이 부풀어 돌처럼 딱딱한 배가 불룩 나와 있으며 감기까지 걸려 숨쉬기도 힘든 상태다. 며칠 전부터는 기력을 잃어 주사를 맞을 때 울 힘도 없다.

수아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간 이식을 받는 것. 간은 혈액형이 맞고 크기만 맞으면 대부분 이식이 가능해 가족이 기증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옥(AB형) 씨는 수아(A형)와 혈액형이 다르고 아버지(31)는 지방간을 앓고 있어 가족의 기증은 불가능하다.

옥 씨는 담도폐쇄증에 걸린 아이들의 보호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간을 필요로 하는 아이와 간 맞교환을 신청해 놓았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

수아 아버지는 몇 달 전 실직을 했고 어머니는 전화상담원을 하다 육아휴직을 내고 수아를 돌보고 있어 치료비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중간 정산한 퇴직금으로 치료비를 메워 왔지만 이미 1000만 원이 넘는 치료비로 카드 빚이 쌓여 가고 있다. 간 이식 수술을 할 경우 5000여만 원의 수술비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옥 씨는 “유아는 어른의 간을 25%만 이식받아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며 “수아가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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