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씨 스승’ 伊 지휘자 줄리니 별세

  • 입력 2005년 6월 17일 03시 21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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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의 스승’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명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사진)가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북부의 브레시아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줄리니는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작곡과 지휘법을 공부한 뒤 1944년 지휘를 시작했으며 1952년 밀라노 라스칼라 오페라극장에 데뷔해 유려한 선율을 강조하는 따뜻한 작품 해석으로 명성을 얻었다.

1955∼78년 미국 시카고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1978∼85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재직하면서 도이체그라모폰(DG)과 EMI 레이블로 베르디에서 브람스에 이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음반으로 녹음해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탈리아인이면서도 격정에 치우치지 않는 온화한 음악 세계와 서두르지 않는 템포를 강조했던 그는 1978년 25세의 정명훈 씨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영입해 정 씨의 지휘 경력을 확고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 씨도 그를 ‘정신적 은사’로 불러 왔다. 장례는 17일 이탈리아 북부 볼차노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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