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스타일북]김희진 “국민 언어생활의 거울될 것”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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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북은 한 신문의 모든 면, 모든 기사가 그 나름의 개성과 차별성을 드러내면서도 전체적으로 일관성과 통일성을 띠게 해 독자들에게 ‘제법 가지런하다’는 느낌을 주고자 발간한다. 한글 맞춤법 등 어문 규정의 개정, 외래어·외국어의 범람 등 언어 사용 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이를 반영한 스타일북을 새롭게 발간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동아일보 스타일북’ 발간은 그래서 반가운 일이다.

동아일보는 1968년 한국 신문사상 최초로 ‘동아 핸드북’을 펴낼 만큼 스타일북 제작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다. 이번에 새롭게 펴낸 ‘동아일보 스타일북’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누어 전반부에서는 일반 준칙, 어문 규정, 바로 쓰기, 외래어 표기, 명칭, 단위를, 후반부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레저, 국제 등을 다루되, 분야별로 필요한 용어를 뽑아 알기 쉽게 설명했다. 특히 사전식으로 해설한 것은 이 책만의 특장이라고 할 만하다.

또한 이번 판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다. 성명 뒤에 붙는 호칭어, 예컨대 ‘여사’, ‘회장’, ’박사’는 물론, 한 음절로 된 ‘씨’, ‘군’, ‘양’, ‘옹’도 띄어 쓰도록 규정한 것이다. 한글 맞춤법에서 규정한 것이기는 하나, 지면 사정을 내세워 종래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의 수용을 꺼려 왔던 사항이다. 국민이 어문 규정을 준수토록 유도하고자 이 책의 제작팀이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신문이 국민 언어생활의 거울’임을 확인케 하는 모범 사례로 꼽힐 만하다.

어문 규정을 준수하고, 용어 선택을 정확히 하며, 문장 구성을 탄탄히 하면서 시대 흐름을 제대로 담아내어 독자들의 신뢰를 받는 ‘품질 좋은 신문’을 만드는 데에 이 ‘동아일보 스타일북’이 친절한 길잡이 구실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

김희진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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