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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8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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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 장군으로 31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9일 전역하는 양승숙(梁承淑·54·준장)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은 지난 2년간의 장군 생활을 이렇게 회고했다.
1973년 간호장교로 임관된 그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속에 장군에 진급한 것은 2001년 11월. 그동안 국내외 신문 방송 잡지 인터뷰만 300여회를 넘을 뿐 아니라 여성들을 상대로 한 특별 강연도 수십여 차례에 이른다.
이러다 보니 장군이라기 보다는 '스타'로 여겨져 어디를 가도 사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돼 사생활은 거의 없었고 여성계의 과잉 기대도 늘 부담이었지만 보람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활동으로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고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
정부 각 부처는 "여성 장군님이 직접 발걸음까지 하셨느냐"며 예산 요구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이 같은 대내외적인 신망을 토대로 군 내부적으로도 내실을 다졌다. 교장을 맡는 동안 IMF 관리체제로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오히려 크게 발전시켰고 군진간호연구소의 연구체제를 확립해 여군 인력의 전문화를 꾀했다.
출산 후 체력측정을 받는 시기를 6개월 후에서 12개월 후로 늘리는 등 여군의 권익신장 및 근무여건 개선에도 앞장섰다.
노병은 퇴역하지만 무대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 그동안 한껏 높아진 브랜드 가치를 감안해 각 정당들이 영입에 팔을 걷고 나섰으며 그도 "전국구라면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다"며 수용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그는 "후회 없는 군 생활이 되도록 외조를 아까지 않은 남편과 자녀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편인 충남 연기의 전의초등학교 이병웅(李炳雄·60) 교장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며 전역식이 끝난 뒤인 이날 오후 5시 대전 레전드호텔에서 하객들을 초청해 연회를 열어주기로 했다.
후임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은 지난달 말 두 번째 여성 장군으로 승진한 이재순(李在順·50·준장) 국군의무사령부 의료관리실장이 맡는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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