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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7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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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고 있는 백씨는 4월부터 합병증으로 신장기능이 급격히 악화돼 간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아들(18)은 B형간염 보균자여서 간이식을 할 수 없었다. 화진양은 오빠를 대신해 자신이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섰지만 백씨는 어린 딸이 힘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만류했다.
그러나 지금 수술하지 않으면 백씨가 석 달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의료진의 말에 화진양은 7월 방학을 하자마자 간이식이 가능한지 검사를 받기 위해 혼자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좋았고 화진양은 아버지에게 간청했다.
“아버지가 없으면 엄마와 오빠, 그리고 나 모두 너무 힘들어요.”
백씨는 어렵게 수술을 결심했고 5일 화진양의 간 오른쪽 대부분이 백씨에게 옮겨졌다.
이날 오후 5시 수술을 시작한 지 10시간 만에 깨어난 화진양은 어머니 이명순씨(38)를 보자마자 “아버지 수술은 어떻게 됐어”하고 물었다. 백씨는 13시간의 긴 수술을 마치고 이날 오후 9시가 돼서야 수술실에서 나왔다. 이씨는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엄마 괜찮아’하며 오히려 나를 위로하는 딸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이씨에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남편과 딸을 돌보며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다.
남편의 6년간 투병생활은 길고 고통스러웠다. 생활보호대상자가 됐고 이씨가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이런 백씨 가족에게 6000만원의 수술비와 매달 150만원의 입원비는 감당하기 힘든 돈.
백씨 가족이 다니는 교회와 동사무소가 이 소식을 듣고 수술비 마련을 위해 모금운동에 나섰다. 이씨는 “애니메이션 작가가 꿈인 화진이가 앞으로 그림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게 제대로 부모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011-9978-6342(이명순씨), 국민은행 298-21-0122-068(예금주 백원기)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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