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간 1400㎞달린 '인간 기관차' 류강용씨

  • 입력 2003년 3월 26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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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간 3500리 길을 달렸다.

‘달리는 인간 기관차’ 류강용씨(41·코오롱건설 차장·사진). 5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을 출발한 그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8개 도청소재지와 6개 광역시를 돌아 26일 오후 9시57분 임진각에 도착했다. 춘천 대구 울산 부산 창원 광주 전주 대전 청주 수원 인천을 거쳤으니 무려 1400㎞가 넘는 거리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한 달리기가 끝난 시간은 오후 10시. 식사하고 쉰 시간을 빼더라도 매일 13시간은 달린 셈이다. 그는 “맨몸으로 뛰어도 힘든데 간식 옷 물 등을 넣어 10㎏이 넘는 배낭을 메고 뛰려니 더욱 힘들었다”고 말했다. 가다가 묵을 곳이 없으면 새벽 1시까지도 달렸다. 그러다 보니 빠질 살도 없는 63㎏의 체중이 5㎏이나 더 줄었다는 것.

그는 “혼자 뛰었지만 외롭지는 않았다”고 했다. 산과 들에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고 지역 울트라동호회 회원들이 반나절 또는 하루 종일 동반 레이스를 하며 힘을 덜어주었다는 것.

“갖가지 마라톤대회가 있는데 국토순례마라톤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뛰어봤습니다. 도저히 뛸 수 없다는 거리를 완주했을 때 느끼는 쾌감은 안 뛰어본 사람은 모릅니다.”

류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00년 10월. 살을 빼기 위해 시작했다가 그해 12월 한강 둔치에서 열린 혹한기 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했다.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는 등 완주기록은 10회.

2001년부터는 한 번에 100㎞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빠져들었다. 울트라마라톤 모임인 KU(코리아울트라런너스)에 가입한 그는 그해 강화에서 강릉까지 311㎞를 달리며 한반도를 횡단했고 지난해에는 부산 태종대에서 임진각까지 550㎞ 종단에 성공했다.그는 퇴근 후 매일 10㎞를 달린다. 한 달에 한 번은 12시간 내내, 또는 100㎞를 달린다고. 그의 지론은 즐기면서 뛰는 것. 제한시간 안에만 들어오면 될 뿐 기록단축은 중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달리는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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