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在美학자 정경조옹 방한 인터뷰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8시 08분


원로 재미학자 정경조(鄭慶朝·82·사진)옹이 재외동포재단 주최 ‘재외 유공동포 국제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1948년 컬럼비아대학 장학생으로 미국에 건너간 정옹은 미국내 한국학 연구의 선구자로 꼽힌다.

한국인이 쓴 최초의 영문 한국개론서인 ‘코리아 투모로’(1951년)를 비롯, ‘뉴 코리아’(1960) ‘코리아:더 서드 리퍼블릭’(1971)은 유학생과 한국을 알려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바이블’처럼 읽혔다. ‘코리아 투모로’는 뉴욕 타임스 북리뷰 코너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민 1세대인 정옹은 냉전에 유신 치하였던 1976년 뉴욕 타임스에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남북교류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가 당시 한국 중앙정보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1951년부터 1992년까지 41년간 미 정부 산하 국방외국어대학에서 한국에 파견되는 대사관 직원과 미8군 장성들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한국에 나와 있는 미국인들은 대개 내 제자”라는 그는 “한 번은 한 호텔에 갔더니 총지배인이 ‘정 선생님’하고 부르며 인사를 하더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사회의 반미감정에 대해 그는 “미국이 한국을 몰라서 생긴 일”이라면서 TV를 통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 피해가족에 대한 배상금 지급,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한국 종합 안내서인 ‘더 코리아 가이드북-2002 월드컵 코리아’를 펴내 문화관광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한 정옹은 “600만 재외동포는 모두 한국의 고급 자산”이라면서 “우수 인력으로 성장한 이민 2, 3세대의 모국 초청과 한국어 교육을 위한 별도의 기금이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