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83년 남태평양 지역의 한센병 관리책임자로 WHO 근무를 시작했다.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관리국장과 본부의 예방백신사업국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WHO 사무총장 특별대표 겸 결핵국장을 맡고 있다.
WHO 사무총장은 내년 1월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HO 집행이사국(32개국) 회의에서 선출된다. 현재 파스콜 마뉴엘 모쿰비 모잠비크 총리를 비롯해 카람 레바논 관광부장관, 살람 이집트 보건부장관 등 모두 9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
그러나 출마자 중 WHO 내부 인사는 이씨가 유일하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지난달 20일자 기사에서 그를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미국 상하원 의원 54명도 최근 미 국무부와 보건부에 이씨의 지지를 부탁하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박람회를 유치하는 데 실패한 정부는 민간단체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씨가 사무총장이 될 경우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가 WHO 본부의 고위직과 각 분과위원회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나고 의약품 구매 결정과정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김성호(金成豪) 보건복지부장관과 이기호(李起浩) 대통령경제특보가 WHO 집행이사국인 미얀마 중국 몰디브 러시아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WHO 집행이사나 그 국가의 보건부장관을 한국에 초청해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에는 보건의료 관련 기관 및 학계 인사들이 이씨 후원회를 발족시켰고, 이달 들어서는 대한병원협회 한국제약협회 대한의사협회가 잇따라 후원 모임을 가졌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