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도박 파문」로라 최, 前직장과 법정싸움

  • 입력 1999년 7월 12일 18시 34분


「도박의 도시」인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유명호텔인 미라지의 국제영업담당이사로 재직하면서 주로 한국인 도박손님을 유치해왔던 로라 최씨(44)가 라스베이거스를 뒤흔드는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최씨는 한국인에게 빌려준 도박자금을 회수하러 한국에 갔다가 97년 한국검찰에 잡혔다. 당시 최씨의 주요고객이었던 한국 기업인들도 차례로 구속됐다. 미국시민권을 갖고 있는 최씨는 79일간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났으나 직장에서는 쫓겨났다.

호텔측은 50만달러의 미수금을 착복하고 카지노업계에서 미라지호텔의 소유주 스티브 와인의 맞수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게 회사정보를 제공했다며 최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이같은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맞고소,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최씨는 11일자 워싱턴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한판에 수천달러를 걸 수 있는 고객을 ‘고래’라는 은어로 부른다면서 기업체사장과 연예인, 일부 언론사 거물 등 한국인 고래들을 유치하기 위해 공짜 항공권과 호텔투숙권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최고의 고객은 한판에 10만달러(약 1억1800만원)를 걸 수 있는 사람들이며 그 중 한 명은 사흘동안 700만달러를 탕진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당시 1만달러 이상 해외송금시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한국의 외환관리법을 위반하며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으로 빼돌렸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검찰이 최씨의 불법 자금회수가 호텔간부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최소한 공모한 것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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