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커뮤티케이션즈 민영훈사장 『일과중 쉬리 보세요』

  • 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30분


태평양 계열 광고대행사인 동방커뮤니케이션즈 사무실에는 항상 꽃향기가 그윽하다. 꽃꽂이를 전담하는 전문플로리스트가 사무실 각층 입구와 주요 간부 책상 등에 프리지어 백합 등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기나는 변화’는 지난해 8월 광고기획자(AE)출신의 민영훈(閔泳勳·42)사장이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사무실 인테리어를 바꾸는 등 근무분위기를 일신했다. ‘광고는 물량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자는 뜻.

근무시간에 직원들이 짬을 내 영화 ‘쉬리’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가 하면 직원단합대회 때는 열차 1량을 전세내 교외로 자전거 하이킹을 떠나는 등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튀는’ 경영방식을 택하고 있다.

민사장은 83년 입사부터 광고대행사 오리콤에서 출발한 전문 광고인.

오리콤 웰콤 등을 거치며 대우레간자 한솔PCS 등의 광고기획에 참여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사장이 된 뒤에도 손수 광고기획서를 만들 정도로 열심이다. 올해초에는 벤츠사를 상대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BMW와의 경쟁전략 등을 제안, 광고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광고계에 발이 넓어 10여명의 유능한 카피라이터와 AE 등을 직접 스카우트해 인력을 보강하기도 했다. 각 팀장에게는 직원 연봉의 25%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해 실질적인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노력 때문일까. 올해 매출 2백억원이 목표였던 태평양 쥬비스화장품은 2월 광고 시작 후 이미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민사장은 “패션과 화장품 등에 특화된 전문광고대행사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다짐.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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