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이상룡씨, 심장병어린이돕기 수술비 모금 전달

  • 입력 1999년 2월 10일 18시 59분


8일 오전 남대문시장 지하상가.

첫돌도 채 지나지 않은 아기가 주위 사람들을 보고 이리저리 눈망울을 굴리다 낯선 사람을 발견하고는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방긋 웃었다. 아기의 볼을 쓰다듬던 ‘뽀빠이’아저씨.

“이제 더 아프면 안된다. 건강하게 자라야 해.”

96년말 심장병어린이돕기 성금유용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났던 뽀빠이 이상룡씨(56). 97년 서울지검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아 명예는 회복했지만 그 충격으로 한동안 심장병어린이돕기를 그만뒀다가 2년반만에 다시 어린이돕기에 나섰다.

이씨의 도움을 받아 새 생명을 얻은 아기는 남대문시장 대도종합지하상가 관리반장 권균석(權均碩·31)씨의 아들 준태군.

선천성 심장병환자인 준태군을 위해 상가운영회가 자체적으로 3백만원을 모금했지만 수술비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상가운영회는 “도와줘요, 뽀빠이”를 외쳤다.

“그 사건으로 경찰 조사까지 받았던 터라 정말 이 일을 더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린 생명이 위급하다니 할 수 없이 나섰지요.”

이씨는 자신이 회장이었던 어린이보호회 등을 통해 수술비 1천6백만원을 모금했고 준태군은 지난해 10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이씨는 개인돈으로 권씨부부에게 3백만원을 더 전달했다.

“잃어버렸던 명예를 다시 찾고 싶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뽀빠이로 남고 싶을 뿐입니다. 가장 아꼈던 MBC ‘우정의 무대’가 부활된다면 사회를 다시 맡아 군인들의 마음을 달래고 싶고요.” 이씨의 소망이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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