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아버지 致死대학생 지도교수,선처호소 탄원서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8시 59분


어머니를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아버지를 밀어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대학생 이모씨(26·서울 서대문구 창천동·본보 11월 9일자 보도)의 지도교수가 제자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서울대 경영대 이창우(李昌雨)교수는 11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보낸 탄원서에서 사건의 내용을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게됐다며 “이군을 연구실 조교로 데리고 있던 지도교수로서 누구보다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이교수는 “이군이 1년전부터 연구실 조교를 맡아오면서 성실하게 일을 해 주위 교수들로부터도 많은 칭찬을 받아왔다”며 “경찰서에서 보자마자 죄송하다고 울음을 터뜨리는 이군을 보면서 오히려 본인이 너무나 미안했다”고 적었다.

이교수는 “이군이 그동안 내색하지 않고 가슴속에 묻어두고 살아왔을 고통들을 헤아리면서 마음이 아파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외람되지만 이군을 선처해 그가 우리사회에 감사함을 느끼며 더욱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며 이씨에게 다시 한번 ‘재기의 기회’를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이교수의 제자인 이씨는 5일 술을 마신 뒤 어머니를 상습폭행해온 아버지를 쓰러뜨려 숨지게 했으나 아들의 장래를 걱정한 어머니 권모씨(51)가 혐의를 뒤집어쓰려다 조사결과 권씨의 허위자백사실이 밝혀져 7일 경찰에 구속됐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