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기대주 최송임 『농구 계속 하고자 대만 귀화』

  • 입력 1998년 8월 7일 19시 25분


여고농구선수들이 대만으로 귀화해 실업팀에서 뛴다. 이유는 국내에서의 취업난 때문이다.

부산 동주여상의 최송임(1m76)은 최근 대만 다위안팀의 테스트를 통과, 다음달 전국체전이 끝난 뒤 대만으로 갈 계획이다. 다위안팀은 한국화장품 출신으로 국가대표선수를 지냈던 이형숙씨가 이끄는 팀.

최송임 외에 기전여고의 백쥬리(1m77) 박승지(1m77), 법성상고의 김선미(1m80) 등 5명도 다음달 10일 대만에서 테스트를 받을 예정. 여기서 뽑힌 2명은 다위안팀이나 야둥팀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대만에서 뛰기 위한 조건은 귀화. 다위안팀은 최송임에게 2백만원의 월급외에 대학 등록금과 숙식을 제공키로 했는데 조건은 대만으로 귀화하는 것.

대만여자농구 규정에 따르면 한팀당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2명.

그러나 귀화하면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위안팀의 이형숙 코치는 “이미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귀화를 조건으로 내걸었다”며 “최송임을 대만 국가대표선수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최송임이 귀화를 결심한 것은 국내에선 농구를 계속할 수 없기 때문.

그는 지난해 한국화장품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으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진 뒤 무산됐다.

내년 여고졸업예정선수는 94명. 이가운데 변연하(동주여상·1m82)가 삼성생명으로 입단이 확정됐고 김분좌(동주여상·1m76)가 국민은행, 김향미(삼천포여종고·1m84)가 신세계와 교섭중일 뿐 나머지 91명은 아예 접촉조차 없는 상태.

신용보증기금은 진신해(삼천포여종고·1m84) 등 2명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팀이 최근 해체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따라서 내년 여고농구선수의 취업률은 단 3%. 여자실업팀이 13개나 돼 취업률이 60%를 넘던 2,3년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최송임도 전같으면 최소한 1억5천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꿈나무.

최송임은 “지금 농구를 그만 두면 할 일이 아무 것도 없다”며 “농구를 계속하기 위해 귀화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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