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서울시장 취임 첫날]지하철 첫 출근

입력 1998-07-01 19:40수정 2009-09-2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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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1천만 서울시민의 살림을 책임질 고건(高建)서울시장이 1일 취임식을 갖고 민선2기 시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고시장은 이날 오전8시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을 위해 종로구 동숭동 자택을 출발하면서 “시장으로 뽑아준 시민의 뜻을 가슴에 새기며 시정을 개혁하고 시가 안고있는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풀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약 5분을 걸어 지하철4호선 혜화역에 도착한 고시장은 출근길 시민들로 꽉찬 전동차에 몸을 실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출근길 시민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었지만 고시장은 “시민이 불편해 한다”며 만류했다.

‘작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동대문운동장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 뒤. 어렵사리 잡은 자리에서 고시장은 옆자리에 앉은 허모씨(27·여)에게 “지하철 타기가 어떻느냐” “냉방은 잘 되느냐” “갈아타기는 수월한가” 등을 물었지만 허씨는 시큰둥한 반응.

알고보니 허씨는 최근 은행감독위원회에서 지정한 퇴출은행중 한 은행에서 근무하던 직원. 이미 3일째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터였다.

고시장이 “지금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묻자 허씨는 “고용승계문제겠지요”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고시장이 다시 “대리이하는 고용승계를 한다는 것이 원칙이므로 다행”이라고 위로했지만 허씨는 “글쎄요…”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고시장이 “서울시가 전문직 사무직 실직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할 작정”이라며 어떻해서든 마음을 누그러뜨려 보려고 애썼지만 허씨는 “은행일만 한 사람이라 잘 될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고시장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길을 걸어 오전8시반경 서울시청에 도착해 시간부들의 영접을 받은 뒤 신계륜(申溪輪)정무부시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서울시장으로서의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청와대와 총리실을 예방한 뒤 오후2시반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고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4년임기동안 결코 단 한번도 한눈 팔지 않고 100%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경제위기극복, 지방자치제도확립, 정보화 세계화추진 등 3가지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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