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내한강연]『정보화,경제위기극복에 큰몫』

  • 입력 1998년 6월 18일 19시 49분


“한국국민은 학구열이 높고 근면해 경제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한중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1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가진 강연에서 “미국의 경우 불과 2년만에 전체 주식투자자의 3분의1이 인터넷으로 주식거래를 할 정도로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졌다”면서 “한국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학교교육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 기업과 사회의 정보화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유기체의 신경망처럼 핵심부에서 말단에 이르기까지 정보흐름이 원활한 디지털 신경체계(DNS)를 구축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통신 인프라 구축에 나서서 컴퓨터 네트워크로 자유롭게 고속 통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과 재일동포 기업가인 소프트뱅크 손정의(孫正義)사장은 이 강연에 앞서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계 재계 인사 약 60명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과 정보화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게이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제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보망의 조기 구축과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먼저 나서서 종이서류에 의존하는 현재의 작업형태를 탈피,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본부 자문위원장인 오명(吳明)동아일보사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은 정보통신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일반인의 정보화의식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한국의 정보화 의식을 높이는데 빌 게이츠, 손정의 두 분이 전도사가 되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게이츠회장과 손정의사장은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본부장 정호선·鄭鎬宣 국민회의의원)의 초청으로 방한, 18일 청와대와 정부종합청사 국회를 잇따라 방문해 강연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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