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장의 YS]목청높였던 「변화와 개혁」아쉬움

  • 입력 1998년 2월 25일 19시 56분


2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전임대통령으로 임기막바지에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불러온데 대한 자책감과 14대 대통령 취임식때 목청높여 외쳤던 ‘변화와 개혁’을 제대로 실천하고 마무리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역력한 듯했다. 김대통령이 취임사를 낭독하는 동안 시종 상기된 표정이었던 김전대통령은 축가가 끝난 뒤 김대통령의 뒤를 따르며 최규하(崔圭夏)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등 반원형 단상에 있던 귀빈들과 간단히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단하로 내려와 김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자신의 승용차에 올랐다. 손흔들기 등 별다른 제스처를 일절 보이지 않은 채 다소 쓸쓸하게 행사장을 떠난 김전대통령은 상도동 자택으로 바로 돌아가 은철(恩哲) 현철(賢哲)씨 등 두 아들 부부 및 손자 손녀와 점심을 함께했다. 이에 앞서 김전대통령은 오전9시45분경 부인 손명순(孫命順)여사와 함께 자택을 나와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김전대통령 내외는 자택 대문을 나서 차에 오르기 전 집앞에 몰려온 동네주민 3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미국에서 온 외손녀를 가볍게 안아주기도 했다. 자신의 전임자였던 노전대통령과 달리 15대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 청와대를 나온 김전대통령은 이날 경호팀이 대통령전용 1호 승용차 중 한 대를 준비하자 “왜 전용차를 돌려보내지 않았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김전대통령은 계속 “내 차는 어디 있느냐”며 ‘1호차’이용을 꺼리다 경호팀에서 취임식 참석때까지는 경호를 위해 1호차 중 한 대를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하자 “미리 얘기를 하지…”라고 씁쓸해 하며 승용차에 올랐다. 이날 김전대통령의 취임식장행에는 김용태(金瑢泰)전청와대비서실장 김광석(金光石)전경호실장 이해순(李海淳)전의전수석 김기수(金基洙)비서관 등이 수행했다. 한편 김비서관은 “김전대통령이 ‘어젯밤엔 오랜만에 푹 잘잤다’고 말씀하시더라”면서 “그래서 그런지 얼굴이 아주 좋아보였다”고 전했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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