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후보 인터뷰/이회창]『새 시대엔 새인물 필요』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오는 12월18일에 있을 제15대 대통령선거는 일단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후보와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후보, 자민련 金鍾泌(김종필)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긴급인터뷰를 통해 여야 3당 후보의 대선에 임하는 포부와 전망, 상대후보에 대한 평가 등을 들어본다.》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李會昌(이회창)대표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연말 대통령선거의 공정성을 최대한 보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또 『야당후보 단일화가 되든 안되든 어느 경우이든 최선을 다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정치입문 1년6개월만에 초고속으로 집권당의 대통령후보가 됐는데…. 『새 시대에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여망과 우리 당의 기대가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분열과 갈등을 씻고 실의와 좌절을 벗어던지고 화해와 통합의 새 정치를 실현시켜야 한다는 당원과 국민의 엄숙한 요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후보와 金鍾泌(김종필)자민련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것으로 보는가. 『현시점에서 섣부른 전망은 할 수 없으나 서로간의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성사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야당후보 단일화가 권력장악만을 위한 편법에 그칠 경우 국민이 쉽게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는가. 『야당후보 단일화가 되든 안되든 어느 경우이든 최선을 다하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 당은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따라 자기쇄신과 헌신으로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이번 경선을 치르면서 지역패권주의의 낡은 정치 행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구태의연한 선거 방식으로는 안된다』 ―경선후유증이 적지 않았는데 이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일곱 사람이 경쟁하는 데 진통이 없을 수 없었다. 경선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분위기가 과열된 적이 있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여러 후보들과 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생각이다. 정권재창출이라는 당면목표 앞에서 이제 우리는 하나다』 ▼ 문민정부 개혁 계승 ▼ ―앞으로 김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4년간 개혁정책에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 방향은 옳았다고 본다. 우리 당은 문민정부의 개혁을 이어가고 완성시켜 갈 것이다. 아직 총재직 이양문제는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대선과정에서 김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견해는…. 『김대통령은 대선의 공정성을 최대한 보장할 것으로 본다』 ―개헌문제에 대한 입장은…. 『국민의 합의에 따라 대통령제가 채택된 만큼 현행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내외적인 시대환경이 변해 국가사회발전에 보다 더 도움이 되는 제도가 있다면 개선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나 정치적 필요 또는 정략적 이유로 헌법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권한다면 경선기간 중에 주장한 역할분담론을 실천할 것인가. 『그렇다. 국무총리가 내각을 실질적으로 통할하고 국회의장과 원내총무같은 주요 당직의 민주적 선출을 통해 당내 민주화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연말 대선비용은 얼마나 들 것으로 보며 어떻게 조달할 생각인가. 『이제 우리 정치가 대선자금 때문에 발목 잡히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선거자금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투명하고 깨끗하게 조달할 것이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한 정치개혁에 대한 여야합의를 이끌어내 합법적인 자금만으로 선거를 가능하게 만들겠다』 ▼ 실명제 미비점 보완 ▼ ―「92년대선자금」 문제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는데…. 『과거를 캐는데 힘을 쏟을 게 아니다. 앞으로 고비용정치구조를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사면에 대한 견해는…. 『원칙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현 시점에서 사면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경선기간 중 「정치보복은 없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것인가. 『지킬 것이다. 앞의 정권을 부정하고 과거에 얽매이는 정치가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비영남후보로서 역대 여당후보처럼 영남표를 결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화해와 통합의 새 정치를 실현하라는 게 국민의 여망이다. 경선 과정을 봐도 알 수 있지 않으냐』 ―경제가 어려운데…. 『현재의 경제난은 고비용 저효율구조가 장기간 누적돼 나타난 복합적인 위기상황이다. 따라서 대증요법으로는 일시적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경제흐름을 개선하는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우선 각종 규제를 혁파, 민간의 자율과 창의가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공정한 자율경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의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실명제의 근본 취지를 살리는 방향에서 미비한 점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집권한다면 대북정책의 기조는….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을 예측 가능한 상태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과의 안보 공조를 강화하고 통일에 대비한 인적 물적 제도적 정비를 통해 통일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 ―경선기간 중 두 아들의 병역문제가 쟁점이 됐는데…. 『두 아들 모두 군복무를 필하기 위해 입대했으나 체중미달로 귀향조치됐다. 누구든지 필요하다면 직접 조사를 해보라』 〈임채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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