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역사…」출간 감사원공무원 임병준씨

  • 입력 1997년 5월 21일 20시 08분


「맑은 행정」은 예로부터의 꿈이었다. 행정이 있는 곳에 과연 부정 부패는 어쩔수 없는 것인가. 나라 안이 온통 「뒷돈」문제로 소란한 이때 감사원에서만 25년간 일해온 공무원이 책을 펴냈다. 「역사속의 감사인이야기―삼국시대 고려편」(전예원 간)을 펴낸 林柄俊(임병준·54)감사원제5국심의관. 감사주사로 시작해 행정고시(77년)에 합격, 감사업무만 계속해온 그는 『부정부패를 막는 감사는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책임지는 측면이 있고 역사를 통해서도 이것은 증명된다』고 강조했다. 『고구려의 모본왕 봉상왕, 백제의 의자왕은 언로를 막아 나라의 멸망을 재촉했습니다. 하지만 한때 발전이 더뎠던 신라의 역대 왕들은 설총 김후직과 같은 충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삼국통일이라는 위업을 이뤘지요』 그의 책은 감사제도의 변천과 옛 감사인들의 일화를 옛날 이야기하듯 부드럽게 풀어썼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감사는 딱딱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없애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한다. 『감사기관 이름은 신라의 사정부(司正府)를 시작으로 어사대(御史臺) 사헌대(司憲臺) 사헌부(司憲府)로 바뀌었고 종사자들은 대관(臺官)으로 불렸지요. 고려사 동사강목 등 고전을 뒤적여 확인했지만 역사책의 오류는 죄를 짓는 일인 만큼 고증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조선시대 사헌부와 암행어사에 얽힌 얘기를 모아 2편을 낼 예정』이라는 그는 『남보다 자신에게 더 엄격했던 선조들의 업무자세를 통해 요즘 세태를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박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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