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사원장이 2일 임선숙 변호사를 신임 감사위원으로 임명 제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안을 재가하면 임 변호사는 4년간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임 변호사는 2022년 9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대선 때는 김혜경 여사를 보좌하는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 실장을 맡기도 했다.
국가 예산 집행에 대한 회계감사와 공무원에 대한 직무감찰을 수행하는 감사원은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관이다. 감사원법은 주요 감사 계획과 감사 결과 등을 의결하는 권한을 가진 감사위원에 대해서도 독립성과 중립성을 요구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을 지냈고, 더구나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가까이서 보좌했던 인사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한 것은 감사원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비슷한 전례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 때 여당 대변인과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은진수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임명한 것이 거의 유일하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이에 대해 “감사원을 권력의 시녀로 전락시키겠다는 발상”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임 변호사가 김 감사원장과 같은 민변 출신이라는 점도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현 정부 장차관급 요직에 민변 출신들이 대거 진출한 상황에서 김 감사원장이 민변 회장을 지낸 점은 인사청문회에서 최대 쟁점이 됐던 사안이다. 김 감사원장이 당시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 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이 대통령의 결정만 남았다. 윤석열 정부 내내 편파성 논란에 흔들렸던 감사원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이 대통령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 강화’라는 대선 공약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야 한다. 임 변호사에 대한 임명 제청은 재가를 거부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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