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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OPEC+ 원유 감산 검토,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커졌다

입력 2022-10-04 00:00업데이트 2022-10-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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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유가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길 기대했던 에너지 수입국들은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유가가 지속되면 가장 우려했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본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최근 80달러대까지 하락함에 따라 가격 조절을 위해 OPEC+가 감산에 나서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감산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하루 100만 배럴 이상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국제유가는 곧바로 3%가량 급등했다. 미국의 경제제재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은 ‘킹 달러’로 인해 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을 겪고 있는 한국 등 에너지 수입국 물가를 더 강하게 끌어올리게 된다. 국제유가가 서서히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정부의 ‘10월 물가 정점론’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도 더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고환율 탓에 제조업 분야 대기업의 37%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상태에 빠져 있다.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한은이 3%로 인상하면 10곳 중 6곳이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우량 대기업들조차 높은 금리 때문에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은행 대출 문턱도 높아져 현금 흐름을 걱정하고 있다.

미국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 증산 계획을 철회할 정도로 글로벌 경기침체는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도 수요 부족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제유가가 다시 높아지고, 전쟁과 이상기후로 식량 가격이 오르는 애그플레이션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기업, 가계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는 것을 전제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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