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잘못하고 있다” 60%… 尹 달라진 리더십 보여줘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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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60%에 달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어제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 결과 긍정 평가는 32%로 하락세는 멈췄으나 부정 평가는 7%포인트 올라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 부정 평가가 67.2%까지 오른 조사결과도 있다.

새 정부 출범 70여 일 만에 부정 평가가 60%대에 오른 건 이례적인 상황이다. 갤럽 기준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3년 11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1년 11개월 만에 각각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60%를 넘은 적이 있다. 이명박 정권 초기의 광우병 사태 같은 정권을 흔드는 대형 이슈가 있지도 않다. 한 달 넘게 지속돼 온 지지율 하락이 일단 멈췄다는 데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아니란 얘기다.

윤 대통령에게 줄곧 호의적이었던 층에서조차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높아진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층이 없다. 대선 지지자 일부만 돌아서도 국정 기반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인사 논란, 국정 비전 제시 미흡, 잦은 말실수와 태도 논란 등 부정 평가 이유는 다양하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단호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주된 요인일 것이다. 이는 결국 윤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 문제로 수렴된다.

윤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현장을 챙기라고 당부하고 수석비서관들에게도 국정 홍보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하고 있다. “대통령이 안 보인다는 소리가 나와도 좋다”며 스타 장관을 제안하기도 했다. 각료와 참모들이 대통령 심기 살피기만 해선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는 건 당연하다. 다만 지금은 적극적인 홍보, 스타 장관 등을 강조하기에 앞서 대통령 자신의 리더십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

출근길 문답 등에서 정제되지 않은 듯한 말실수가 또 반복되면 곤란하다. 윤 대통령은 다변가로 알려져 있다. 각종 회의에서 대통령이 말을 많이 하면 장관이나 수석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쓴소리 듣기를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를 과감하게 바꾸는 유연성과 민첩함도 요구된다. 국정은 내 뜻대로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확 달라진 리더십을 기대한다.


#국정수행#부정평가#논란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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