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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국제 망신’ 서울대 AI팀의 논문 표절… 이것뿐이겠는가

입력 2022-06-28 00:00업데이트 2022-06-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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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공지능(AI) 연구팀이 세계 최고 AI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이 표절 의혹에 휩싸여 저자들이 논문 철회 의사를 밝히고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회 측은 해당 논문의 표절 여부를 조사 중이며 서울대도 연구진실성조사위원회를 열어 진상 조사에 나섰다.

문제가 된 논문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팀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에 발표한 것이다. 이 논문은 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제1저자인 서울대 대학원 AI전공 학생이 23일 구두 발표까지 했다. 그러나 발표 다음 날 이 논문이 국내외 논문 10편 이상을 짜깁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윤 교수는 제1저자가 다른 공저자들 몰래 남의 논문을 베껴 넣었다며 “제1저자의 단독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윤 교수는 학계의 질의에 대표로 답하는 교신저자로 논문의 최종 책임은 대학원생인 제1저자보다 윤 교수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유튜버가 하루 만에 찾아낸 표절 대목을 최종 책임자가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연구윤리 불감증이 놀랍고, 그 책임을 제자에게 떠넘기는 ‘꼬리 자르기’식 대처도 실망스럽다.

윤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지낸 AI 분야의 손꼽히는 학자여서 이번 표절 논란은 더욱 충격적이다. AI처럼 국가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양적 성과에 매달려 연구 검증엔 소홀한 경향이 있다. 한국 학자들의 연구가 세계 학계에서 싸잡아 평가 절하되지 않도록 허술한 검증 관행을 개선하고 연구윤리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공저자 6명이 쓴 이번 논문에는 서울대 대학원생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아들도 참여했고, 논문 말미에는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언급돼 있다. 정부의 연구 지원 예산이 허투루 쓰이고 있지는 않은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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