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화천대유 부회장 된 城南시의회 前 의장의 수상한 행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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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함께한 최윤길 의장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 성남시장·왼쪽)가 2014년 6월 27일 성남시의회에서 최윤길 당시 의장(오른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지사는 2015년 최 전 의장을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사진 출처 분당뉴스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함께한 최윤길 의장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 성남시장·왼쪽)가 2014년 6월 27일 성남시의회에서 최윤길 당시 의장(오른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지사는 2015년 최 전 의장을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사진 출처 분당뉴스
경기 성남시의회 의장을 지낸 최윤길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서 지난해부터 부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는 2012년부터 2년간 시의회 의장을 지내며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의 통과를 주도한 인물이다. 국민의힘 측이 그제 공개한 녹취록에는 ‘성남시의회 의장과 시의원에게도 로비 자금이 뿌려졌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최 씨가 의장 시절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맡게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 씨는 2010년 민간업자로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에서 빠지도록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았던 사실이 2015년 한 민간업자의 뇌물공여 사건 판결문에 나와 있다. 다만 이 민간업자가 “돈은 돌려받았다”고 진술해 처벌대상에서는 빠졌다. 당시 사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씨는 민간업자가 건네준 원고를 받아 시의회에서 그대로 읽기도 했다.

2002년 무소속으로 처음 시의원이 된 최 씨는 2006년과 2010년 한나라당 공천으로 당선됐으나 2012년 시의회 의장에 선출된 지 한 달 만에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이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는 의장으로 있으면서 그 이전 몇 차례나 새누리당 측 반대로 부결됐던 성남도개공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화천대유 측이 성남시의회에 돈을 뿌렸다는 녹취록 내용도 그냥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대장동 민관 합동개발의 두 축은 성남도개공과 화천대유다. 최 씨는 시의회에서 양쪽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 씨가 민간업자들과 사실상 같은 사업팀으로 뛰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런 그가 지금은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의 부회장 자리에 있다. 그것이 과거 시의원 시절부터 화천대유 멤버들을 위해 일하거나 편의를 봐준 대가인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최윤길#화천대유 부회장#수상한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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