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신수정]백신 접종과 함께 폭발하는 여행 수요

신수정 국제부 차장 입력 2021-05-19 03:00수정 2021-05-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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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온 승객들이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게이트를 나서고 있다. 그리스는 15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소지한 유럽연합(EU) 등 53개국 관광객들의 격리 의무를 면제했다. 헤라클리온=AP 뉴시스
신수정 국제부 차장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굳게 닫혔던 국경의 빗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관광객들의 입국 후 격리 의무를 면제해주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16일(현지 시간)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가진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솅겐 협약(역내 인적·물적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 협약) 26개 가입국, 영국, 이스라엘 관광객에 한해 격리 의무를 해제했다.

조치 시행 첫날,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나폴리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스페인 계단, 트레비 분수, 콜로세움 등 주요 관광지는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리스도 15일(현지 시간)부터 한국을 포함해 미국, EU 회원국 등 53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국 후 격리 의무를 면제했다. 해당 국가 관광객들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이나 백신 접종 확인서를 제출하면 그리스 입국 뒤 열흘간의 자가 격리를 안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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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조치 첫날 수도 아테네에 입국한 관광객들이 마냥 신이 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미코노스섬을 비롯한 남쪽 에게해의 섬 4곳에는 스웨덴 독일 카타르 등에서 출발한 국제선 항공편 32편이 도착했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비롯한 주요 전시관들은 수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온 한 관광객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드디어 여기에 왔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매일 이날만을 꿈꾸며 기다렸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억눌렀던 해외여행 수요가 터져 나오는 듯한 모습이다. ‘백시케이션(Vaxication)’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는 백신(Vax)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말이다. 블룸버그는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여행사들의 예약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행업체 트립어드바이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7%가 6∼8월에 여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질문에 대한 3∼5월 때의 답변보다 17%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미국여행협회 조사에서도 올여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미국인은 72%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에서 크게 늘었다.

미국 내 늘어나는 여행 수요는 항공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델타항공은 최근 일부 주말 비행편의 중간 좌석을 개방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거리 두기를 위해 중간 좌석을 차단해 왔지만 이를 푼 것이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항공 여객 수는 일일 100만 명을 넘었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은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올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당수 국가에 사는 이들에게 해외여행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는 최근 연이어 감염자들이 나오면서 국경의 문이 닫혔다. 대만은 19일부터 한 달간 외국인의 대만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고, 홍콩과 싱가포르 간 여행 시 검역을 완화하는 트래블버블도 무기한 보류됐다.

백신 격차가 여행 격차로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을 하려면 이젠 여권과 함께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백신 여권도 있어야 한다. 지난해 10월 인천공항공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7명은 백신이 개발되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인의 89.1%는 백신 접종 이유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누구 못지않게 여행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국내 백신 접종이 보다 속도를 내서 많은 사람들의 여행 갈증이 해소되길 기대한다.

신수정 국제부 차장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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