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소득 줄고 체감물가 급등… 벼랑 끝 서민 살림

동아일보 입력 2021-02-23 00:00수정 2021-02-23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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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과 식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어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값은 13주 연속 상승해 지난주 L당 1463.2원을 나타냈다. 빵 두부 즉석밥 등 서민 생계와 밀접한 식품 가격도 최근 7∼14% 줄줄이 인상됐다. 국제 시장에서 급등한 원유와 곡물 가격이 국내 생활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가뜩이나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서민들은 급등한 물가를 감당하기 어렵다.

국제 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준으로 1년 새 20% 가까이 올랐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대두 옥수수 밀 등은 1년 새 약 40% 상승했다. 현지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글로벌 유동성 증가의 영향으로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격은 3주∼6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를 끌어올린다고 한다.

국내 물가는 표면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여행과 숙박 등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체 물가가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거리 두기로 가정 내 식료품 소비가 늘었으므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상당히 올랐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서민 살림이다. 지난해 4분기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3.2% 감소했다.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급감해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고용지표는 최악인데 통계에 실업자로 분류되지도 않는 ‘그냥 쉬고, 일이 없어 쉬고(일시 휴직자), 구직을 단념한’ 사람이 무려 438만 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용직 근로자나 소상공인 등 서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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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이 오르는 추세로 볼 때 공산품 가격과 전기료, 공공요금 등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0%대 물가지표만 보지 말고 서민에게 민감한 품목과 요금은 관세, 정부 비축 물량 등 가능한 수단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또 위로금이든 지원금이든 마구잡이로 퍼주기보다는 정말 어려운 서민에게 집중해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져 서민들의 부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대규모 적자 국채 발행으로 금리가 오를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일자리#소득#체감물가#서민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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