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성희]임금 - 인사차별 줄여야 전문대 육성정책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4일 03시 00분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 한국전문대법인협의회 이사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 한국전문대법인협의회 이사
며칠 전 필자가 다니는 대학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과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 관계자들이 전문대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우리나라가 능력중심사회가 되도록 하는 데 전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전문대를 경영하는 필자로서 전문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해 국가 발전에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정밀 의료기기를 생산하여 치과기공소 등에 납품하는 기업의 대표는 석사 학위가 있는데도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야간 과정에 입학했다. 4년제 유명 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건설회사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사람도 ‘인생 이모작’을 위해 안경광학과에 재입학했다.

이런 사례처럼 전문대에 진학하는 동기는 다양해지고 있다. 졸업 후 취업뿐 아니라 전문성을 높이거나 창업을 할 목적으로 전문대의 문을 두드린다. 고교 때 성적이 안 좋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전문대를 선택한다는 말은 요즘 현실과 많이 다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대졸자 전형으로 전문대학에 지원한 학생 수가 최근 3년간(2011∼2013년) 1만4000명이 넘고 이 가운데 3700여 명이 입학했다. 취업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전문대는 그동안 산업 수요에 따른 탄력적이고 계획적인 특성화학과를 꾸준히 개설하고 발전시켰다. 1970년대에는 간호과 방사선과 치기공과 등 간호 및 보건계열 학과 개설이 많았다. 80년대에는 관광 조리 금융 관련 학과, 90년대에는 사무자동화 자동차 등 공업계열 학과가 많이 개설됐다. 이렇게 시대에 따라 새로운 직업군을 창조 양성하는 데 앞장선 결과 전문대 출신 520만 명가량이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정부는 전문대를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국가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능력중심사회를 실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전문대학의 수업 연한 및 학위 과정을 다양화하고 특성화 전문대 100개교를 육성한다.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설치 및 육성, 평생직업 교육대학 육성도 추진한다.

이 같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재정 지원의 현실화다. 교육부는 4년제 대학의 역량 강화에 1조5843억 원을 책정했으며 전문대를 지원하는 평생직업교육에 5384억 원을 책정했다. 4년제 대학 예산의 34% 수준이며 고등교육 예산 8조6520억 원의 6.2%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문대의 입학 정원이 4년제 대학의 58%인 것을 고려하면 공정하지 못하다.

다음으로 전문대 졸업생에 대한 임금 및 인사 차별을 줄여야 한다. 막연하게 전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 같은 차별을 두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 이러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신문과 방송 언론에서도 곳곳에서 활약하는 전문대 출신 전문가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면 좋겠다.

지금 전국의 전문대는 정부의 전문대 지원 방안을 계기로 더 높은 경쟁력을 쌓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전문대가 용기와 희망을 갖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도록 사회적 응원이 필요한 때이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 한국전문대법인협의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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