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상구]돌아오지 못한 우리 문화재, 14만9126점

동아일보 입력 2013-02-20 03:00수정 2014-07-3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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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최근 일본 쓰시마 섬 관음사에 봉안돼 있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이 해외 문화재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밀반입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문화재는 원래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제조 및 봉안돼 있던 국보급 불상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아직까지 이 문화재가 어떻게 일본으로 밀반출됐는지를 밝혀내지 못해 환수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2년 10월 발간한 ‘환수문화재 조사보고서’를 통해 한국 문화재의 해외 유출과 환수 현황을 알아보았다.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해외에 산재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환수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9749점이 환수됐다. 그중 협상에 의한 환수가 3253점(정부 협상 3232점, 민간 협상 21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기증에 의한 환수가 5852점(정부 기증 5450점, 민간 기증 402점)이었으며 구입에 의한 환수가 643점(정부 구입 401점, 민간 구입 242점)으로 세 번째였다.

그리고 대여에 의한 환수는 1993년 프랑스에서 대여 받은 휘경원원소도감의궤(외규장도서) 1책, 2005년 독일에서 대여 받은 겸재정선화첩 1점, 2007년 미국에서 대여 받은 어재연 장군 수자기 1점, 2011년 프랑스에서 대여 받은 외규장각도서 296책 등 네 차례에 불과해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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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형태에 의한 환수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상대국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환수 형태는 아니다. 그렇지만 국가관계 및 현실여건을 고려해 볼 때 불가피한 면도 있다. 2011년 5월 프랑스의 외규장각도서 296책을 대여 형태로 환수 받고 2011년 10월과 12월에 일본의 조선왕실도서 1205책을 협상에 의해 환수 받은 것은 외국으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크게 고조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아직까지 환수 받지 못해 외국에 남아 있는 우리 문화재가 많이 있어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 결과 2012년 말 현재 아직도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20개국 14만9126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문화재들이 어떤 이유와 어떤 경로로 외국에 건너가게 됐는지 분명하게 밝혀진 예는 많지 않으나 대부분 외침 당시 불법적인 반출이나 약탈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국외 소재 한국 문화재의 국별 현황을 보면 일본 6만6295점, 미국 4만2293점, 영국 4600점, 독일 1만792점, 러시아 4172점, 프랑스 2966점, 중국 8225점, 덴마크 1278점, 캐나다 2187점, 네덜란드 42점, 스웨덴 51점, 오스트리아 1511점, 바티칸 298점, 스위스 119점, 벨기에 56점, 호주 41점, 이탈리아 17점 등이다.

문화재 관련 공무원이나 시민단체들이 일제강점기에 문화재 연구가였던 고 간송 전형필 선생이나 재프랑스 서지학자였던 고 박병선 박사처럼 희생적으로 해외 문화재 환수에 진력한다면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상당수가 머지않은 장래에 환수될 것이다. 또 해외에 불법으로 밀반출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국내에 돌아온 문화재가 그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고 문화재가 후손들에게 잘 전수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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