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45>“쇼맨십을 발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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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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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 역도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의 김은국 선수. 김 선수의 다양한 쇼맨십은 그에 대한 친밀감과 선호도를 높여줬다.
2012 런던 올림픽 역도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의 김은국 선수. 김 선수의 다양한 쇼맨십은 그에 대한 친밀감과 선호도를 높여줬다.
누군가 당신을 지나치게 경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쇼맨십’이라는 전략적 대처가 필요하다.

‘삼국지’의 유비는 자신의 드넓은 야망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전 조조의 수하로 들어간 적이 있었다. 조조는 유비를 좌장군에 임명하고 극진하게 보살폈다. 그러면서도 유비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조조는 유비와의 술자리를 마련하고는 기습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천하제일의 영웅은 누구입니까?”

유비가 순진한 척 주섬주섬 당대의 인재와 호걸의 이름을 대자 조조는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했다. “천하의 영웅은 그대와 나, 둘뿐이오!”

유비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그렇소, 나도 영웅이오”라고 말하면 조조의 경계심을 더욱 부채질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유비는 쇼맨십을 선택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숟가락을 떨어뜨리며 벌벌 떨었다. 때마침 번개와 천둥이 쳐 천지에 진동했다. 유비는 마치 어린아이가 무서워 엄마를 찾듯 한없이 순진하고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 모습을 본 조조는 유비가 정말 순진하고 겁이 많다고 생각했다. 조조의 경계심에서 벗어난 유비는 추후 진정한 천하의 영웅이 되어 조조와 싸움을 할 수 있었다.

흔히 쇼맨십은 상대를 속이기 위한 거짓된 액션으로 폄하되곤 한다. 하지만 쇼맨십의 사전적 의미는 청중, 관객을 이끄는 흥행적 수완이다. 흥행시킬 만한 원천 콘텐츠가 없다면 수완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쇼맨십은 사기를 쳐서 누군가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얼마큼 잘 포장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보여주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주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를 낮추고 조금은 타인이 편하게 대할 수 있도록 쇼맨십을 갖춰 보자. 이는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이끌어가는 방편이 될 수 있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고전#투자#쇼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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