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손진향]대학축제에 연예인 공연과 주점만 넘쳐나서야

  • 동아일보

5월 대학 축제 시즌, 학생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어떤 유명 연예인이 학교에 오는가에 쏠린다. 어느새 대학 축제의 꽃은 연예인 공연이 차지했다. 학생들의 축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연예인 초청은 불가피한 선택이 돼버린 듯하다. 축제 성공의 보증수표가 유명 연예인 공연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것이다. 많은 대학들은 가수 한 팀당 3, 4곡 부르는 데 1000만∼2000만 원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면서도 이들을 섭외하지 못해 애를 태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주점이다.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은 단지 낮에 시간을 때우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밤만 되면 캠퍼스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시끌벅적한 주점이 열린다. 주점들은 손님을 모으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는데 그 장면 역시 유흥업소를 방불케 한다. 대학 축제가 학생들이 마음껏 즐기는 자리이긴 하지만 축제의 장소가 대학 교정이고 학생 신분이라는 것을 망각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원래 대학 축제는 어설프더라도 대학생 스스로의 진솔한 삶과 고민들을 드러내는 장이다. 기성품처럼 만들어진 연예인 공연과는 다른 참신한 아이디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등을 담아내야 한다. 자극적인 이벤트와 유명 연예인에게 의존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학생들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 학과와 동아리, 각종 모임에서 1년 동안 이루어낸 성과를 공유하고, 다함께 어울리는 진정한 대학 축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손진향 대전 서구
#대학축제#연예인#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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