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軍과 정부, 北 미사일에 實效性있게 대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정부는 북한이 다음 달 발사할 ‘광명성 3호’를 인공위성으로 가장한 탄도미사일로 판단하고 중대 도발로 규정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성공하면 핵을 장착해 한국과 주변국을 위협하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한 뒤 제3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정보기관의 분석도 있다.

북한 미사일은 백령도 상공을 통과하고 1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km 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와 군이 10여 일 뒤 벌어질 비상상황에 얼마나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대 도발로 규정했으면 그에 걸맞은 비상한 대응을 해야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

사흘 전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피터 라보이 미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대행은 “발사 파편으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의 다나카 나오키 방위상은 어제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나 부품이 일본 영토에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어느 나라보다 한국에 직접적인 위협이다. 우리의 대응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강력해야 한다.

우리 군이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을 동원해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할 수는 있다. 세종대왕함은 2009년에도 대포동 미사일을 미국과 일본보다 먼저 포착했다. 걱정스러운 것은 북한의 미사일 추진체 낙하에 대한 대비다. 국방부는 1단 추진체가 한국 영토에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요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지만 미덥지 않다. 우리 이지스함에 장착된 사거리 170km의 SM-2 미사일로는 장거리 미사일 요격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이 초속 4km 정도로 백령도 상공을 통과하고 변산반도 서쪽 상공을 지날 때는 속도가 마하 2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한다. 항공기나 순항미사일 요격용인 SM-2는 따라잡을 수 없다.

정부는 광명성 3호의 제원과 능력을 분석하고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 주한미군의 SM-3 미사일과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동원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추진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주민 대피 계획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800기가 넘는 각종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사거리 6700km가 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면 상황은 더욱 급박해진다.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에 속도를 내되 SM-3와 PAC-3 도입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사설#북한#미사일#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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