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B 3주년 기자간담회의 문답 4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1일 03시 00분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출입기자들과 청와대 뒷산을 오르고 나서 오찬간담회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금년 한 해가 북한도 변화하기 좋은 적기(適期)”라며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마다 유치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과학비즈니스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입지 문제에 대해선 “법적 절차를 밟아 진행을 해서 상반기 중에는 종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접하며 국정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 대통령은 취임 3년이 되도록 치열한 현안 문답이 오가는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한 적이 없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거르지 않았던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은 1일 청와대가 사전 기획한 TV 좌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어제 산행 후 이어진 오찬간담회는 올해 들어 대통령이 출입기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한 자리였지만 아쉬운 대목이 많았다. 기자들의 질문은 사전에 5개로 조정됐고, 실제로는 이 대통령이 질문 4개에 답변한 뒤 간담회는 끝났다. 개헌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등산 갔다 와서 그런 딱딱한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분위기에 안 맞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도중에 “차라리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나을 뻔했다”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형식과 내용이 모두 실망스럽다. 지금은 뾰족한 기자 질문으로부터 대통령에게 방호벽을 쳐주던 권위주의 시대도 아니다. 우리 국민은 이 대통령이 선진국의 대통령이나 총리처럼 손드는 기자들을 무작위로 지명하고 당당히 답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민감하고 어려운 현안일수록 직접 국민을 상대로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진정한 소통의 리더십이다. 이 대통령은 생방송 기자회견 기피증이 있는 것 같다. 혹시 시나리오 없는 기자회견에서 나올 수 있는 말실수를 우려한다면 큰 그릇의 정치인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소통의 벽이 너무 두껍다.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와의 이른바 ‘여야 영수회담’도 무산됐다. 이 대통령이 2008년 9월 당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만난 이후 29개월 동안 야당과의 소통은 부재 상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에 이 대통령이 집권 4년차 국정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소통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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