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강원 철원군 최전방 우리 측 GP에 14.5mm 기관총으로 추정되는 2발의 총탄을 쏘는 도발을 했다. 우리 측 GP와 북한 측 GP는 1.3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우리 군도 자위 차원에서 3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남북 군사회담 북측대표단 대변인이 이날 “대화 거절로 초래되는 북남 관계의 파국적 후과(결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통감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뒤에 발생한 총격이어서 심상치 않다. 북한이 작심하고 자행한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 11일 앞으로 다가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노린 도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오늘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된다. 60년 이상 남북으로 갈라져 살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恨)을 풀어주는 상봉행사도 저들의 안중에는 없는 모양이다. 북한은 26, 27일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대규모 쌀과 비료 지원을 요구하며 대화타령을 하더니 느닷없이 총질을 해댔다. 북이 천안함 폭침을 저지른 뒤에도 한사코 비호하던 남한의 친북세력들이 이번에는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북한은 오프라인 무력 도발과 온라인 사이버 테러를 가리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남한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 북한은 인민무력부 산하 미림대학에서 한 해 100여 명씩 배출하는 정보 전사(戰士)들로 인민군 총참모부에 사이버 부대를 만들었다. 1000명가량으로 구성된 이 부대는 북한과 중국에 구축한 기지를 토대로 한국 주요 기관의 전산망에 파고들어가 정보를 빼내고, 바이러스를 집어넣어 교란시키는 사이버 테러를 벌이고 있다.
국정원은 2004년 1월부터 지금까지 정부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사례가 4만8000여 건이고 올해만 9200여 건에 이른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최근엔 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한미연합사, 국회의원 및 의원 보좌관의 컴퓨터에 대해서도 해킹이 시도됐으나 차단했다”며 “이는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G20 기간에 주요 기관의 전산망이 해킹된다면 혼란도 혼란이지만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를 앉아서 기다리는 소극적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 조직과 동향에 대한 정보 취득 및 감시를 강화하고 공격 사이트를 찾아내 무력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