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의 강경 압박에 손든 일본

동아일보 입력 2010-09-25 03:00수정 2010-09-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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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이달 7일 일본명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일본 순시선을 들이받은 혐의로 체포한 중국 선장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석방한다고 어제 발표했다. 일본 검찰은 “혐의는 명백하지만 향후 일중(日中) 관계를 고려해 ‘처분 보류’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란은 21일 “분쟁지역의 우발적 사건이 아시아 두 강대국의 지역 패권(覇權) 다툼으로 번져선 안 된다”며 두 나라에 자제와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일본 내에서 이번 결정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지만 중-일 갈등은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일본 중국 대만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 열도는 현재 일본이 실효적(實效的) 지배를 하고 있다. 일본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은 자국 선장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며 연일 전방위적 대일(對日) 강공책을 쏟아냈다. 중국은 고위급 회담에서 협의하자는 일본의 제안에 대해 “주권 문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며 강경 일변도였다. 일본은 미국의 ‘측면 지원’까지 받았지만 중국의 압박에 사실상 손을 들었다.

이번 사태는 중국의 국력과 국제적 위상이 얼마나 막강해졌는지를 생생히 보여주었다. 30여 년간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한 중국은 최근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의 자리를 굳힌 중국은 2025∼2030년이면 미국마저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浮上)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정치 및 외교 대립을 될수록 경제 문제로 연결시키지 않는다는 정경분리(政經分離) 원칙을 버리고 일본을 밀어붙인 것은 이런 자신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을 패권국가로 지목하던 중국의 또 다른 패권주의가 느껴진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1인당 소득으로 따지면 중국은 아직 선진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개발도상국”이라며 국제사회의 경계심리를 누그러뜨리려는 자세를 취했다. 실제로 국민의 삶의 질이나 인권, 언론 자유 측면에서 중국은 진정한 대국(大國)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국가 간 경쟁에서는 1인당 소득보다 전체 경제규모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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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이에 갈등이 생겨 중국이 대한(對韓) 경제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의 실력을 계속 키우면서 교역 다변화를 통해 지나친 중국 의존을 낮출 필요가 있다. 대국주의와 중화사상이 강한 중국이 경제력과 외교력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여가는 현실은 우리에게 더 바짝 긴장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가 간에 힘없는 정의가 통하는 일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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