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공영제로 100억 원대 흑자 내는 정당들

동아일보 입력 2010-09-16 03:00수정 2010-09-16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2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은 선거비용으로 80억여 원을 지출하고 정부로부터 선거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 등으로 235억여 원을 받아 결과적으로 155억여 원의 흑자를 냈다. 민주당도 76억여 원을 쓰고 177억여 원을 받았으니 101억여 원이나 ‘남는 장사’를 했다. 국민의 세금이 정당의 불로소득으로 흘러들어가는 꼴이다. 탄탄한 기업들에서도 순익 100억 원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정당들이 선거 한 번에 100억 원이 넘는 흑자를 내는 비결은 선거공영제에 있다.

정부는 선거 때가 되면 각 정당에 국회의원 의석 수 등에 따라 선거보조금을 지급한다. 비례대표, 여성, 장애인 후보자 추천 보조금도 별도로 준다. 지방선거 단체장 후보자와 총선 낙선자들도 선거기간에 후원금을 모아 선거를 치를 수 있지만, 선거 후 그 후원금 액수만큼 정부가 보전해주는 돈은 후보자가 아닌 정당 금고로 들어간다.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후원금도 받고 보전금도 함께 챙긴다. 후원금에 대해선 아예 국가에서 비용 보전을 해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회가 제도를 이상하게 만들어 정당들의 돈벌이만 시켜주고 있다.

헌법에 근거한 선거공영제는 제3공화국 때 처음 도입된 이후 점차 확대됐다.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해 부정을 차단하고 돈 없는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국가는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선거비용 보전 외에 선거 관리를 위해서도 수천억 원씩의 비용을 쓴다. 영국은 1종류의 선거홍보물 발송, 선거집회를 위한 시설물 이용, 정당의 선거방송만 국가가 지원한다. 미국도 극히 일부 주에서만 제한적인 선거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일본 같은 나라들도 선거비용의 일부만 국가에서 부담한다. 우리의 선거공영제가 외국에 비하면 과도한 편이다.

주요 정당들은 선거와는 무관하게 매 분기 수십억 원씩의 국고보조금도 받는다. 한국처럼 ‘정당 하기 좋은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나마 정치라도 잘해준다면 좋겠다. 돈을 적게 들이는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의 정치 수준과 생산성은 한참 뒤진다.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정치구조요, 선거구조다. 이런 왜곡을 조장하는 선거공영제를 대폭 수술해야 옳다. 기본적으로 돈이 적게 드는 쪽으로 선거방식을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
주요기사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