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심재철]대학생 기자들의 5개월 美횡단 취재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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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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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시티(Jersey City)의 뉴포트타운에서 바라본 뉴욕의 야경은 어릴 적 밤하늘에서 반짝이던 별무리처럼 아름답다. 고려대 고대신문사의 제2차 미주횡단 취재팀은 지난달 21일 시카고에서 시작해 세계 자동차 공장의 원조 격인 미시간 주와 하버드대가 있는 보스턴을 거쳐 지난달 29일 뉴욕 시 로어 맨해튼에서 가장 높다는 AIG빌딩의 66층 정상에 올랐다.

2월 7일에 시작했던 1차 취재는 한미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우정의 종각이 있는 사우스캘리포니아 산페드로공원에서 시작해 서부개척시대의 관문을 상징하는 세인트루이스 게이트웨이 아치까지였다. 유럽인은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이주해 동부의 끝이라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루이스 앤드 클라크가 개척한 탐험 길을 따라 오리건을 거쳐 캘리포니아에 다다른다. 고대신문사 미주 취재단은 지난 5개월 사이에 이 길을 거꾸로 따라갔다.

세계무역센터의 붕괴로 로어 맨해튼에서 286m로 가장 높아진 AIG빌딩의 새 주인은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재벌기업이 아니다. 연간 수익이 200억 원을 넘지 못하는 금호종합금융사이다. 이 회사의 사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빌딩이 외국자본에 헐값에 팔려나가는 모습에 가슴 아팠다고 한다. 국내 자본도 이 같은 기회가 왔다면 세계를 상대로 매입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면서 지난해 실행에 옮겼다. 세계 17개 국가의 자본과 경합해서 얻어낸 결과였다.

AIG빌딩 66층에서 바라본 뉴욕의 아침은 비가 그치면서 맑았다. 허드슨 강은 평화롭게 대서양으로 흘러 내려간다. 공터가 된 그라운드제로에서는 세계무역센터의 재건 공사가 한창이다. 2013년이면 AIG빌딩이 다시 로어 맨해튼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되돌아간다.

귀국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대학생 기자 9명이 각자 타임스스퀘어가든과 브로드웨이의 인파를 헤집으며 뉴욕의 거리를 쏘다녔다. 총명한 눈으로 들여다본 미국의 모습과 취재 경험이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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