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한미 연합훈련의 의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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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대한 군사적 대응조치의 하나로 한국과 미국이 계획한 연합훈련이 25일부터 28일까지 동해상에서 실시됩니다. 중국의 반발 때문에 훈련 시기가 당초 6월 말에서 한 달 가량 늦어졌고, 장소가 서해에서 동해로 바뀐 것은 유감입니다. 그러나 이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훈련이 무산되지 않고 성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훈련 외에도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동해와 서해에서 추가로 각종 형태의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동해 훈련에는 양국에서 군함 200척, 항공기 20대와 육해공 및 해병대 병력 8000명이 참가합니다. 규모 면에서 기존의 연합훈련을 압도합니다. 더구나 미국의 항공모함과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서 발진하면 1시간 이내에 북한 전역에서 작전이 가능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가 참가한다는 것은 대북 억제력 과시와 '군사적 시위'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북한은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도발을 부인할 뿐 아니라 심지어 우리의 자작극이라고 몰아세웁니다. 난데없이 6자회담 재개를 거론하는 유화제스처도 보입니다. 중국은 자신들은 서해에서 미사일까지 동원한 군사훈련과 전례 없는 전시 해상수송 훈련까지 실시해놓고 한미 연합훈련에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사정거리 1500km 순항미사일 개발에도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된다는 것은 중국과 북한을 향해 "우리는 당신들의 유화책이나 압박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나 다름없습니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번 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북한과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한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기왕에 하는 연합훈련이라면 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천안함 폭침 같은 대남 도발을 아예 꿈도 못 꾸게 해야 하고, 행여 또다시 그런 불장난을 저질렀다간 김정일 정권 자체가 온전치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형식적인 과시보다 실질적인 대북 억제력을 높여야 이번 훈련이 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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