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브루스 벡톨]전작권에 관한 7가지 치명적 오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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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1: 북한의 재래식 군사위협은 극적으로 감소됐고 핵무기에만 신경 쓰면 된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 이후 핵개발뿐 아니라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도 초점을 맞췄다. 실제 북한 예산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북한의 장거리포는 아무런 사전경고 없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2006년 이후 북한 최전방의 기동타격대는 교전 초기 막강한 화력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오류 2: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령부의 해체는 동맹의 성숙에 따른 최종 결과물이며 한미 양국 정부의 이해가 합치된 결과다.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는 동맹관계의 성숙과는 거리가 멀다. 냉정히 이야기한다면 전작권 전환 결정은 좌파 성향의 전임 한국정부의 잘못된 판단에 따른 것이며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한다. 당시 한국 정부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주권을 확보하려 했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고집하면서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 않았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을 싫어했다.

오류 3: 전작권 전환으로 새롭게 만들어질 구조는 현재와 같이 빈틈없이 작동될 것이다.

시행 초기부터 지금까지 잘 작동하던 한미연합사 체제는 두 개의 분리된 체제로 대체될 것이다. 이미 유용성이 검증된 체제를 지금과는 다른, 검증이 안 된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 체제에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는 사라질 것이다.

오류 4: 전작권 전환을 애초 예정대로 2012년까지 하지 못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우려가 있다.

전작권 전환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북한이 오판할 우려가 있다. 북한은 두 개로 나뉜 명령체계로 미국의 한국방위 공약이 점점 약해질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에 더해 한국군이 필요한 군사적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작권 전환이 강행됨으로써 생길 한반도의 불안은 북한에 대한 전쟁 억지력의 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오류 5: 2012년 한미연합사의 해체는 주한미군이 군사지휘권을 한국군에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한국군에 대한 지휘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평시는 물론이고 전시에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오류가 나오는 이유는 대다수 사람이 한미연합사 체제를 이해하지 못해서다. 전작권의 한미연합사 이양은 전시에 한국의 최고지휘사령부(NCA)가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본부의 조언에 따라 하는 것이다. 물론 최종적인 판단 권한은 한국 대통령에게 있다.

오류 6: 한국군은 2012년 한미연합사 해체를 감당할 만한 능력을 갖출 것이다.

한국은 C4I(지휘 통제 통신 전산 및 정보체계), 포격에 대한 대항능력, 특전부대 격퇴능력, 항공공격 저지능력을 갖추지 못할 것이다. 한국 해병대와 해군은 대규모 상륙작전의 대처능력이 부족하며 단기간에 그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없다. 상륙작전 능력은 북한의 공격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술 중 하나다.

오류 7: 미국이 제공하게 될 보완전력은 2012년 한국군에서 나타날 전작권 수행능력의 부족을 모두 메울 수 있으므로 한반도 방위나 억제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한반도의 군사적 인프라는 현재 빈틈없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대신해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 발표된 변화는 2012년 이후 공중전을 통합하고 미군 지휘하의 상륙작전을 병합하는 한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탈취하는 작전을 합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작은 규모의 한미연합사를 여러 개 만드는 것이다. 한국군이 적절한 능력을 갖출 때까지 전작권 전환은 미뤄야 한다.

브루스 벡톨 해병대 참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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