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재클린 여사는 슬퍼야 하나

  • 동아일보

재키(리넨에 아크릴과 실크스크린 잉크·각 50.8×40.6cm·1964)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미국의 ‘영원한 퍼스트레이디’로 기억되는 재클린 케네디(1929∼1994). 재키라는 애칭으로 불린 그의 삶은 한 편의 영화처럼 극적이다. 지성과 매력으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으나 1963년 남편인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흉탄에 쓰러지면서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워홀은 케네디가 암살된 후 ‘재키’ 연작을 시작한다. 언론 매체에 실린 재키의 다양한 모습이 소재였다. 현대사회의 매스미디어가 반복적으로 쏟아내는 뉴스에서 비롯된 이미지의 공허함을 부각시킨 작업이다.

“그(케네디 대통령)가 죽었다는 것이 그다지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를 귀찮게 한 건 모두가 슬프도록 조장하는 TV와 라디오의 보도 방식이었다. 그것은 마치 당신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관계없이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삶의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격자 형태로 구성된 16개의 화면. 남편의 암살 직전 활짝 웃고 있는 재키와 장례식에서 깊은 슬픔에 잠긴 재키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이 작품과 더불어 1960년대 초상화의 대표작 ‘붉은색 재키’도 한국 나들이를 했다. 젊은 대통령부인으로 행복했던 초기 사진을 사용해 제작한 작품인데 붉은 배경에 붉은 입술이 돋보인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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