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성형수술稅

  • 입력 2009년 9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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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미용성형수술에 대해 내년 7월부터 10%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쌍꺼풀, 유방확대, 코 성형, 주름살 제거, 지방흡입 등 5가지가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쌍꺼풀은 대학입학 기념, 코 성형은 대학졸업 기념 그리고 주름살 제거술은 이직 기념으로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형수술이 보편적이다 보니 추가 세원(稅源)에 목마른 정부로서는 연간 800억∼1000억 원의 세수(稅收)가 기대되는 이 시장에 군침을 흘릴 만하다.

▷논란의 핵심은 미용성형이 새로운 부가(附加)가치를 창출하는 소비에 해당하는가이다. 외모도 경쟁력이란 사실엔 이견을 달기 어렵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연구팀이 외모와 임금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외모가 떨어지는 직장인은 평범한 외모의 직장인보다 임금이 9% 적었고, 외모가 출중하면 평범한 사람보다 5%를 더 받았다. 비만 여성은 평균적 여성보다 소득이 17%나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은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아름다운 용모는 취업과 결혼의 기회도 높인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706명) 중 22.4%가 취업을 위해 성형을 했다. 여자의 미모가 한 등급 높아질 때마다 맞선을 보는 남자의 연봉이 700만 원 높아진다는 결혼중개업체의 보고도 있다. 이쯤 되면 외모의 품질을 높이는 성형수술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의 일생을 달라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 국가들이 미용성형에 부가세를 매기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겐 성형수술이 미용이 아니라 치료이며 때론 생명줄이다. 빈약한 가슴으로 자살을 고민하던 여성이 유방확대수술을 받아 자신감을 되찾았다면 그것도 미용행위일까. 미용성형의 범주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문제도 남는다.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분야가 부가세 대상이라면 성기확대, 모발이식, 시력교정을 위한 라식수술 그리고 주걱턱이나 돌출입 교정을 위한 치과치료도 대상이 돼야 한다는 반론도 일리 있다. 성형수술세 논란은 쉽게 외모를 뜯어고치는 성형공화국인 우리 사회에 성형수술의 본질에 대한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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