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28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그런데 눈을 돌려 국회를 바라보면 한숨이 나온다. 여야 3당은 어제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가 제출한 1000억 달러 규모의 은행 외화채무 지급보증안을 승인키로 합의했다. 정부가 국회 승인을 요청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조속한 시일’이라고 했지만 오늘 할지, 내일 할지도 모른다. 도무지 국민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위기의식이 정치권에는 없어 보인다.
이 와중에 민주당은 지도부와 강경파로 나뉘어 ‘선명 야당’ 논란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각료 개편이 있다면 옛날의 이헌재 장관 같은 카리스마 있는 분이 들어와 국민을 안심시켜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관전평이라도 하는 듯 가벼운 발언을 늘어놓았다. 여야의 한심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나 한 사람이 장롱에 든 달러를 꺼내 우리 돈으로 바꾸고, 해외여행을 자제한다고 해서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와 체념이 생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18대 국회가 훗날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이끈 위대한 국회로 기억되길 기대한다”며 ‘비상 국회’ 체제를 호소했다. 이 대통령과 정부가 그동안 정책 대응에 실기(失機)하고, 각료들의 부주의한 말로 신뢰를 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금융 위기의 쓰나미가 밀어닥친 긴박한 상황에서 우왕좌왕할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비상시국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애국심을 발휘해야 할 때다. 국회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 눈을 두려워해야 한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