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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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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5K는 대당 가격이 1000억 원으로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 가운데 가장 비싸다. 정부는 42억 달러(약 4조 원)를 들여 2008년까지 40대를 미 보잉사에서 도입하고, 2009년부터 20대를 추가로 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F-15K는 성능 면에서 일본의 F-15J나 중국의 수호이-30MKK를 능가하는 ‘동아시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돼 왔다.
이런 전투기가 추락한 것은 차세대 전투기의 제작, 정비, 운용 등 어딘가에 중대한 허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합동 조사에 나설 공군과 보잉사는 제작상의 결함 여부부터 명확히 가려야 한다. 기존 F-15 계열의 전투기와 달리 F-15K에는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엔진이 처음 장착돼 보조 장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도입 계약 당시에도 제기됐다. 작년 8월 미국에서의 첫 시험비행 때는 일부 장비의 오작동으로 비상착륙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체 결함으로 판명될 경우 미래 공군 전력의 핵심인 F-15K 도입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F-15K와 F-16의 중간급 성능으로 정부가 독자 개발을 추진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첨단무기 도입엔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난관이 생길 수 있다.
‘자주국방’부터 외칠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안보 기반을 튼튼히 하고 작전 능력 배양, 높은 사기와 엄정한 기강으로 강군(强軍)이 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감군(減軍)이나 군 구조 개편, 전시(戰時)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무리하게 서두를 일도 아니다. 구호와 의욕만으로 자주국방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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