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22년변상 용간난할머니 산불예방 홍보대사 위촉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13분


“내가 특별히 산불예방에 대한 홍보를 할 게 있나요. 그저 남편이 산불을 낸 뒤 변상금을 갚느라 고생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며 산불주의를 당부할 뿐이지요.”

생전에 남편이 낸 산불피해 변상금 120여만원을 허드렛일 등을 하며 22년간에 걸쳐 갚아 화제가 됐던 강원 홍천군 홍천읍 희망리 용간난(龍干蘭·66)씨가 산림청 산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북부지방 산림관리청으로부터 산불홍보대사에 위촉된 용씨는 첫 업무로 23일 춘천시 삼천동 공지천에서 개최되는 ‘명예산림보호지도요원 산불방지 결의대회’에 참석, 산불예방 홍보활동에 나선다.

용씨는 이 자리에서 산불을 낸 뒤 20여년간 변상금을 갚느라 고생하며 가슴앓이를 했던 이야기를 전해 줄 계획이다.

용씨는 지난달 19일 칼국수집(용할머니 칼국수집)을 개업하고 영업 중이서 특별히 여러 곳을 찾아다니지는 못하겠지만 산불에 크게 놀랐던 마음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이야기하며 산불주의를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용씨는 79년 봄 약초를 캐러 갔던 남편이 담뱃불로 산불을 내 부과된 123만157원의 벌금을 남편이 죽은 뒤에도 꼬박꼬박 납부해 화제가 됐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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