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제주 방문한 총련계 최고위급 김만유씨

  • 입력 2001년 9월 28일 19시 02분


총련 최고위급 인물이자 북한의 ‘김만유병원’ 설립자인 김만유(金萬有·87)씨가 27일 오후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김씨는 이날 55년 만에 고향인 제주 땅을 밟았다. 공항에는 김씨의 조카인 남제주군의회 김병두 의원(50) 등 친척과 고향 사람들이 나와 김씨를 맞았다.

김씨는 “살아 생전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았던 고향땅에 서게되니 감개무량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에서 태어난 김씨는 1931년 중국 만저우(滿洲)에서 발생한 ‘만보산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뒤 일본으로 건너가 의사생활을 했다. 그는 도쿄(東京)에서 병원을 운영했으며 82년에는 22억엔을 북한에 기증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 돈으로 평양에 병상 1300개를 갖춘 ‘김만유병원’을 설립했다. 김씨는 북한을 지원하면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등 북한 고위층 인사와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반갑게 맞이해 준 고향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힘이 닿는다면 제주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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