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해 전북도의원 "신사참배 사과를"…16일째 단식농성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40분


이경해(李京海·54) 전북 도의회 의원이 일본 도쿄(東京)의 총리관저 부근 중의원 회관 앞에서 29일 현재 16일째 단식 농성중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사과와 야스쿠니에 합사된 한국인 희생자 분사, 역사 왜곡 교과서 합격 취소 등 3개항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일본 정부에 전하고 고이즈미 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강행은 한일 양국의 우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묵과할 수 없다”며 “총리실이 분명한 답을 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회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반대 운동을 하러 일본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틀 뒤인 12일 합류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얕은꾀를 써 13일 야스쿠니를 전격 참배하자 이튿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물과 소금만으로 16일간을 버티고 있는 것.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의 여러 시민단체와 재일동포가 후원에 나섰다. 일본기독교협의회(JNCC)는 그의 활동을 적극 알리고 있다. 가정순(賈晶淳) 목사 등 재일동포 목사도 번갈아 가며 함께 밤을 새고 있다. 사민당의 나카가와 도모코(中川智子) 의원은 매일 비서관을 보내 도와줄 일을 챙기고 있다.

이 의원은 “28일 밤에는 50대 후반의 일본인이 찾아와 일본의 잘못을 사과하고 억지로 2000엔을 놓고 갔다”며 “외로운 싸움이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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