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本報인터뷰… "안기부 돈 수사로 野압박 말라"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46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9일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데에 반대하지 않지만 야당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정치자금의 내용을 캔다는 것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정계개편의 방편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많이 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총재는 이어 “시민단체를 포함해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정치지도자들의 정치자금 문제를 (총체적으로) 조사한다면 기꺼이 참여할 용의가 있다”며 “차제에 모두가 벌거벗고 문제를 털고 갈 수 있으면 좋지만 아마 그럴 경우 김대중(金大中)대통령부터 싫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회창 한나라당총재 인터뷰 전문

이총재는 이와 함께 경색정국 타개 방안에 대해 “막힌 정국을 풀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방안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한 뒤 여야 영수회담 재추진 여부에 대해 “(여권이) 이렇게 해놓은 상황에서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총재는 또 “현행 헌법으로 차기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 필요성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총재는 이 밖에 “구조조정의 방향이 바로잡히지 않으면 올 하반기에 경제가 오히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 뒤 올해 대북(對北)관계 전망에 대해서도 “세금 부담을 늘리면서까지 대통령이 생각하는 속도로 북한을 지원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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