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건물 구입’ 김의겸 8년 前 “누구는 아파트 값 몇 배 뛰어 돈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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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8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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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사 캡쳐)
(한겨레 기사 캡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10억여 원의 빚을 내 재개발지역에 있는 상가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박시환)가 28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19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소재 복합건물(주택+상가)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은 살림집이 딸린 2층 상가 건물로, 김 대변인이 10억원을 은행에서, 1억원은 인척을 통해 대출받아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김 대변인이 투기나 시세차익 등을 노린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들은 투기 또는 투기에 가까운 행위를 떳떳이 하면서 국민들에게는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말하면 누가 믿겠나”라고 비판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김 대변인의 이중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전셋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 값이 몇 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는다’고 한탄하던 김 대변인이 드디어 빚내서 재개발지역에 25억 원짜리 건물을 사며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는 김 대변인이 한겨레 정치부문 선임기자 시절 쓴 칼럼 내용 중 일부 인용해 비꼰 것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 2011년 3월 16일 ‘왜 아직도 박정희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곤궁’ ‘상대적 박탈감’ 등을 언급하며 “난 전셋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 값이 몇 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고…(중략).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들이 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초원에서 초식동물로 살아가야 하는 비애는 ‘도대체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낳게 한다”고 썼다.

김 대변인은 또 지난 2013년 11월 20일 ‘경복궁 옆 송현동’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대한항공이 7성급 호텔을 지으려 했던 ‘송현동’(서울 종로) 지역을 언급하며 “조선의 외척-일제-미국-재벌로 이어지는 송현동 땅임자의 역사는, 한반도 권력자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대한항공이 이 땅에 호텔을 지을 것이 아니라, 역사-자연공원을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주라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시민이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칼럼 삽화에는 “가난한 자의 서울. 개발이란 가난한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난한 자를 내쫓기 위함이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한편, 김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대해 “청와대에서 물러나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여서 집을 산 것”이라며 “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시세 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가 투기인데, 저는 그 둘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아주 가까운 친척이 제안한 매물이다. 별도로 특별한 정보를 취득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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