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집과 술은 바늘과 실 관계… 주모가 색시 노릇”, 성차별 부추기는 네이버국어사전

김하경 기자 입력 2018-11-23 03:00수정 2018-11-23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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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性주체로, 女-출산도구로 묘사… ‘성별어’ 10개중 1개꼴 성차별
단어 예문도 여성비하 문구 많아
A 씨(28)는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 국어사전’을 이용하다 우연히 보게 된 뜻풀이에 의문이 생겼다. ‘사내구실’의 의미가 ‘주로 성생활과 관련한 남자로서의 구실’, ‘여자구실’은 ‘주로 아기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과 관련된 여자로서의 구실’로 나왔다. A 씨는 “국어사전에서 남성은 성을 즐기는 주체로, 여성은 출산의 도구로만 묘사돼 있어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2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국어사전에 실려 있는 성별과 관련된 770개 단어를 분석한 결과 92개 단어가 성차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표준국어대사전 등 기존 사전들을 토대로 ‘네이버 국어사전’을 만든다.

성차별적 뜻풀이 중 여성성이나 남성성을 강조하는 유형이 35개(38.1%)로 가장 많았다. 예컨대 ‘왈가닥’은 ‘남자처럼 덜렁거리며 수선스러운 여자’로 정의해 모든 남성이 덜렁거리는 특성을 가진 것처럼 규정했다. ‘댄서’를 ‘손님을 상대로 사교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로 풀이하는 등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단어도 20개(21.7%)였다.

성별과 관련된 예문 4121개도 분석했다. 이 중 성차별적인 예문은 204개였다. 성차별적이거나 성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단어가 포함된 경우가 70개(34.3%)로 가장 많았다. ‘색시’란 단어의 예문으로 표준국어대사전은 ‘시집가는 색시가 연지와 곤지를 찍는 건 신랑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를 제시했다. ‘계집’에 대한 예문으로는 ‘술과 계집은 바늘과 실의 관계와 같다’가 사용됐다. 바늘이 가면 실이 따라가듯 술이 있는 곳엔 여자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성차별적 문장이다. 이 밖에도 여성성이나 남성성을 강조하는 예문은 49개(24%),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예문은 39개(19.1%)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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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성차별적 예문 204개 중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31건을 검색 결과에서 제외했고 추가 개선작업을 하기로 했다. 양평원 관계자는 “국립국어원 등 사전 편찬 관계자들이 단어와 예문 속에 내재된 성차별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개선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단어 예문도 여성비하 문구#성차별 부추기는 네이버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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