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엔 금메달” 의성 주민들, 컬링 응원하며 축제한마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5일 2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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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컬링 대표팀. 사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컬링 대표팀. 사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딴 25일 경북 의성군은 ‘축제 한마당’이었다. ‘팀 킴’은 아쉽게 스웨덴에 패했지만 주민들은 메달 색깔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금메달이 아니면 뭐 어떻습니까. 다음에 따면 됩니다. 허허.” 김영미(27) 김경애(24)의 큰어머니인 배경숙 씨(65)는 이날 의성군 의성실내체육관에서 응원을 마치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오전 9시 이른 경기에도 주민 1200여 명이 경기 2시간 전부터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23일 일본전에 600여 명이 응원을 했던 것보다 2배나 많은 인원이다. 학생들과 주민들은 ‘팀 金메달’ ‘의성 마늘 와사비(일본)를 이겼고 바이킹(스웨덴)을 넘자’ 등 선수들을 응원하는 손팻말을 들었다. 간혹 ‘수고했어. 은메달도 괜찮아’라고 적은 손팻말을 준비한 주민도 있었다.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도 주민들의 응원 열기는 식지 않았다. 3엔드 스웨덴 대표팀이 앞서가자 장내에는 “아” 하고 탄식이 쏟아졌다. 주민들은 옆 사람의 손을 꼭 붙잡고 눈을 감거나 아쉬움에 무릎을 쳤다.

하지만 이내 북과 꽹과리를 치며 “대한민국~” “잘한다!”를 연호했다. 4 대 1로 지고 있던 6엔드에도 일부 주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췄다.

9엔드가 끝나고 스웨덴 대표팀 승리가 확정된 순간에도 주민들은 자리에 남아 “괜찮아”를 목청껏 외쳤다. 김선영(25)의 고모 김순자 씨(65)는 “(처음엔) 준결승도 못 갈 줄 알았다. 여기까지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고 대견해했다. 정옥화 의성여고 총동창회장은 “국민들 마음속에는 이미 금메달이다. (선수들이) 꿈같은 한 달을 선사해줬다”고 말했다.

의성=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의성=정현우 기자 ed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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